봄은 향미를 휘날리며 월하리 ‘큰집’에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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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숙 편집장
기사입력 2018-03-18 [11:32]


 

 

 

“진정한 미식은 생명에 대한 ‘교양’과 ‘존중’이 수반된다. 교양은 형식적 에티켓이 아니라 마음인 것이다.

“맛을 논하기 전에, 가령 달걀 한 개의 소비자가격이 130원일 수 있는 것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 즉 양계장 닭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생을 마감하는지 알고 자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존중과 감사의 마음으로 음식을 아껴먹게 된다. 이는 소·돼지 등 기꺼이 인간의 먹이가 되는 다른 생명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해물전골에 낙지를 투입하면서 적어도 낙지춤을 묘사한다거나 하는 희롱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글은‘글 쓰는 셰프’ 박찬일 <미식가의 허기> 에 나온 말이다.

 

겨울이 유난히 길게 느껴지더니 기어이 봄날이 찾아 왔다. 세종시의 사람들도 바쁜 이곳 변두리 풍경속 들판가를 거닌다. 월하리 길가옆 하얀 2층집 앞에 큰집이라는 간판이 한 눈에 보이며 차량이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다양한 메뉴로 각각의 맛을 내기에 경쟁이 치열하다. 이곳 큰집식당에는 김전임(54) 주방실장이 반가이 맞아준다. 주방을 책임지는 실장으로서, 오감으로 느낀 이야기들을 졸깃하고 맛있는 솜씨의 이야기를 엮어준다. 이 땅의 서민들의 고단한 삶에 위안을 주는 뒷골목의 먹을거리 이야기부터 그 식재료를 생산하거나 조리해내는 노동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은 음식의 맛을 내는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내듯,

차분히 전한다. 따스하고 진지한 주방장 김실장이다. 최근 문을 연 그의 일터에 소문이 자자하여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음식 한 그릇엔, 그리고 그 값엔 수많은 정치·경제 문제가 숨겨져 있는 만큼 이곳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공유하고 맛을 나누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고향은 전라남도 나주이다.

어릴 적 큰집을 가면 먹을 것이 풍부하였고 큰엄마는 “야이 배고프쟈? 밥먹고 가라~”라며 소리 내어 붙잡아주던 곳이 큰집이었다. 인자한 큰엄마의 목소리는 언제나 자상하였다. 먹을거리가 흔치 않았던 그때 눈치주지 않고 푸짐한 먹을거리를 내어 주었던 큰집에 큰엄마가 그립다. “큰집의 추억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푸짐하게 먹고 가라는 뜻에서 큰집이라고 했어요”라고 말한다. 김실장은 어릴적 넉넉하진 않았어도 친정어머니의 솜씨는 부잣집이 부럽지 않을만큼 이것저것 조물락조물락 어머니의 야무진 손맛으로 동네에서도 알아주었다. 어머니의 손만 가면 뚝딱 금새 세상에 없는 맛으로 자식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김실장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의 음식솜씨를 보고 배우며 가르쳐 주었던 어머니의 손맛으로 큰 집안의 주방에는 호남지방의 풍미가 살아 숨 쉬었다.

 

 

그렇게 개발한 대표적인 메뉴가 ‘오리녹두백숙’이다. 온갖 한약재와 시골에서 농사지은 녹두, 찹쌀 그리고 오리를 넣어 푹 삶으면 녹두에서의 고소한 향과 한약이 어울어저 그 맛의 향미가 진국이다. 그밖에 오리주물럭, 닭도리탕, 백숙, 삼합은 큰집의 대표적인 일품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직접 빚어내는 만두의 맛도 쫄깃한 피와 속이 특별하여 특미로 잘 알려졌다.

또한 제대로 만든 깊이 있는 음식의 제조비용을 한 방에 허물 수 있는 게 자극 이라며 설탕과

조미료, 공장식 장류를 배합해 만든 음식은 싸구려 쾌락을 제공하지만 그런 음식에 익숙해지면 건강을 해치고, 제대로 된 음식에 대한 감별력도 떨어진다고 김실장은 지적했다. 

 

 오리녹두백숙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재   료] 15약초, 오리 1마리, 거피 녹두 1컵, 찹쌀 1컵, 브로컬리 1/2개 밤 10개, 은행알 30개, 잣 3큰 술.

[죽 재료] 표고버섯 2개 , 당근1/4개, 파프리카1/4개, 양파1/2개.

오리는 꿩과 함께, 가금류 중에서는 가장 맛이 좋고 닭에 비해 열량은 높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으며, 다른 육류에 비해,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월등히 높아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고기를 먹고 난 뒤, 남은 국물에 죽을 끓인다. 불린 녹두와 찹쌀을 넣어 죽이 거의 완성되면, 표고버섯, 브로컬리, 당근, 파프리카, 양파 다진 것을 넣고 소금 간을 한 다음에 바로 불을 꺼준다. 은행 3알 얹고, 잣 과 깨소금 솔솔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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